삼성생명 ‘히릿’ 행복할랩
‘히릿’은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을 타깃으로 직장생활의 희로애락을 공유하고 신박한 솔루션 제공으로 직장인이 공감할 수 있는 캐주얼 콘텐츠를 발행하는 삼성생명의 SNS채널이다. 금융, 보험 등의 정보성 콘텐츠를 발행하는 삼성생명의 공식 SNS채널과 달리 히릿은 ‘지속가능한 직장생활을 위한 콘텐츠 연구소, 행복할랩’을 콘셉트로 편안하고 위트 있는 콘텐츠를 발행한다.
BAT는 히릿 채널(이후 히릿)의 아이덴티티를 보다 명확히 정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셉트를 제안하고, 온라인 채널별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여 소셜 기반의 IMC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콘셉트 도출부터 콘텐츠 제작, 이슈화까지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삼성생명 히릿 프로젝트를 TF팀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어본다.
Editor Jaewon Lim
Mission 히릿의 What to say를 정의하다 – “행복하지 않은 직장인들의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하여”
지난해 런칭한 히릿의 SNS 채널은 실제 제품 및 서비스 소개가 아닌, 새로운 타깃층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삼성생명의 브랜드 메시지와 가치를 전달하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콘텐츠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콘셉트와 채널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내부 분석이 있었고 채널의 커뮤니케이션 목표마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BAT는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에게 히릿 채널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콘텐츠 제작과 이를 통합적으로 묶을 수 있는 콘셉트 도출을 고민했다.
BAT는 히릿 채널이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들의 직장생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자, 단순히 고민을 듣고 공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쾌한 솔루션과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을 제안했다.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들의 지속가능한 직장생활을 위해, ‘행복하지 않은 직장인들의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한 콘텐츠 연구소, 행복할랩’ 이라는 네이밍을 제안하고 콘셉트를 고도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Strategy 1.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의 고민에 귀 기울이다
본격적인 콘텐츠 제작에 앞서 히릿 채널의 주요 타깃인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타깃 분석이 선행됐다. 행복할랩에서 제작하는 콘텐츠가 히릿의 상품과 서비스 개발로 이어지는 만큼 직장인들이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는 무엇인지 소스를 찾는 과정이 필요했다. BAT는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들이 어떤 고민을 갖고 일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장생활 해우소’를 기획했다. 직장인들이 고민과 걱정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일종의 ‘대나무 숲’ 같은 공간으로 핵심 타깃의 주요 고민을 들여다보고 추후 히릿 채널의 콘텐츠 소스로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Strategy 2. 온라인 채널별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다
BAT는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발행되는 콘텐츠의 아카이빙 채널로 운영되어 온 히릿의 웹페이지에 주목했다. 웹페이지를 중심으로 타깃과 직접적인 인게이지먼트를 만들 수 있는 웹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각 채널의 특성에 맞게 콘텐츠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콘텐츠 연구소’라는 테마에 맞춰 기존 웹사이트를 리뉴얼하고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새로이 구상했다.
Strategy 3. 채널의 Look & Feel 완성도를 높이다
히릿의 기존 채널은 주로 로고와 캐릭터 슬리*를 통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있었다. BAT는 온라인 채널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콘텐츠의 다양화와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는 한편, 디자인을 하나의 브랜드로 통일감 있게 묶어주는 데 집중했다. 시인성이 다소 부족했던 기존 로고는 서체 특유의 캐릭터성을 살리고 두께를 조정하여 무게감 있게 리뉴얼했다. 또한 슬리 캐릭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형태를 다듬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드로잉 가이드를 전달했다. 이렇게 리뉴얼한 브랜드 에셋은 ‘직장동료’, ‘직장친구’라는 콘셉트에 맞춰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볍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고, 친근함과 편안한 이미지를 주는 데 중점을 두었다.
*슬리: 직장인들을 위한 행복할랩(LAB) 콘텐츠를 연구하는 삼성생명 히릿의 미어캣 연구원 캐릭터
Result
직장생활 해우소에 제보된 고민 사연을 바탕으로 새롭게 창작한 ‘해우소설’, 직장인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유튜브 시리즈물 ‘매우 특별한 Bar. 말해Bar’는 ‘직장생활 솔루션 플랫폼’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다양한 콘텐츠를 온라인 채널의 성격에 맞춰 기획·제작한 콘텐츠다.
행복할랩의 콘텐츠 제작과 더불어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런칭 캠페인 ‘멘탈드레서 캠페인’을 실행했다. ‘직장인 멘탈이 깨지는 순간을 해결하기 위한 행복할랩의 첫 번째 솔루션’으로 제시된 ‘멘탈드레서’는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한, 직장인 멘탈을 케어해주는 가상의 제품이다. 멘탈드레서 캠페인 홍보와 더불어 수많은 타깃에게 행복할랩의 브랜드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직장인 MBTI멘탈 성향 테스트’도 기획·제작하여 자발적으로 확산하는 바이럴 장치를 마련했다.
‘멘탈드레서’ 캠페인 영상은 런칭 후, 11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유튜브 채널 내 많은 바이럴을 기록했다. ‘직장인 MBTI멘탈 성향 테스트’도 런칭 후 35만 명에 가까운 참여자 수를 기록하여 클라이언트와 논의한 KPI 대비 700%이상의 높은 성과를 거뒀다. 다소 부족한 매체비를 상쇄하기 위해 테스트 형식의 콘텐츠를 활용한 전략이 효과적이었던 셈이다. 해당 캠페인을 통해 행복할랩의 사이트 유입자 수는 전월 대비 2000% 이상 증가하여 많은 이에게 행복할랩을 알리는 기회를 제공했다.
Interview – BAT 브랜드 마케팅 그룹 AE 최세명, 브랜드 마케팅 그룹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오유리, 브랜드 디자인 그룹 디자이너 주영진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오유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브랜드 마케팅 그룹)
타깃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중요했다.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은 자신을 표현하기 좋아하고, 노잼은 빠르게 스킵하며, 힘들어도 일을 잘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의외로 실질적인 조언을 담고 있는 콘텐츠인데, 유익함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직장인들이 모여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는 소설, 알다가도 모르는 직장생활 멘탈성향 분석, 퇴근길 술 한잔 기울이며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칵테일 바, 직장인에게 꼭 필요하지만 아직 세상에 없는 오피스 아이템 등등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주영진 디자이너(브랜드 디자인 그룹)
비주얼 디자인 파트에서는 철저히 마케팅 전략에 맞춰 콘셉트를 도출하는 것이 키 포인트였다. 기존 채널에서 브랜드가 갖고 있던 구성 요소를 시각적으로 개선하고 통일성을 갖추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다소 보수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나는 것도 중요했지만, 지나치게 가벼운 느낌이 드는 것은 지양해야 했으므로 친근하면서도 차별화되고, 활용성 높은 아이덴티티를 제작하는 데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마주한 과제와 BAT만의 접근 방법 및 해결 방안은 무엇이었나?
오유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브랜드 마케팅 그룹)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들이 ‘히릿’이라는 채널을 잘 모르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페이크템’ 아이디어를 활용했다. 직장인에게 필요하지만 하찮고, 그래도 갖고 싶은 페이크 아이템을 파는 페이크 커머스 형태를 보여준 후 히릿의 다른 콘텐츠를 자연스레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소비’를 통해 삶의 애환을 달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직장인들의 ‘탕진잼’을 모티프로 했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외에도 직장인들이 행복할랩에 제보한 노답 사연을 통해 새롭게 창작되는 소설, 큐레이션 콘텐츠 등 지속가능한 직장생활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앞서 언급한 페이크템은 디벨롭 과정에서 업무능력을 향상해주는 먼슬리 오피스 아이템으로 방향을 바꿔 조만간 발행을 앞두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얻게 된 인사이트가 있다면?
최세명 AE(브랜드 마케팅 그룹)
브랜딩은 단순히 세련되고 트렌디한 디자인이 목적이 아니라 어떤 전략을 통해 어떠한 브랜드로 포지셔닝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에이전시와 클라이언트의 종합적인 관점에서 브랜드를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디자인 이전에 이루어지는 기획 단계에서 어떻게 하면 클라이언트와 매끄럽게 커뮤니케이션하며 최상의 합의점을 도출해낼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기에 앞으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고민해보며 하나씩 실천하고자 한다.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역량은 기획자나 디자이너, 어느 한 사람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힘, 그리고 이를 하나로 모으는 협업에서 나온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이번 프로젝트는 어떤 의미를 남겼나?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최세명 AE(브랜드 마케팅 그룹)
히릿 프로젝트는 커뮤니케이션할 ‘실체’(What to say)에 대한 고민부터 커뮤니케이션 전략, 콘셉트와 테마 도출, 소셜 콘텐츠 제작, 이슈화를 위한 런칭 캠페인까지 고민거리와 이슈가 많았던 만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크고 작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TF멤버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해주고, 클라이언트 또한 우리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준 덕분에 기존에 없는 새로운 형태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프로젝트의 성공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가 팀워크와 멤버들의 성장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더욱 뜻깊은 성과를 냈다. 이 자리를 빌려 히릿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
오유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브랜드 마케팅 그룹)
웹, 영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기에 업무 범위가 넓은 만큼, 부담도 컸지만 그만큼 다양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였다. TF팀원 모두가 열심히 해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완성도 높은 제작물과 디자인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각자 잘하는 일을 맡아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며, 차별성을 두는 측면의 크리에이티브와 운영 측면에서 용이한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주영진 디자이너(브랜드 디자인 그룹)
제안 당시와 실제 업무에 돌입했을 때 디자인 방향성이 달라져서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TF 팀의 빠른 공유와 협업을 통해 즉각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었다.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 제시를 잘 이해해준 팀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콘텐츠 마케팅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였지만, 온라인 채널 브랜딩의 다채로움을 경험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