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믹스 한계극복 (1) – 광고 성과, 정말 믿을 수 있을까?


여러분은 어떤 근거로 마케팅 믹스를 작성하시나요?

마케팅 활동을 하는 조직이라면 효율적인 광고비용 집행을 위해 마케팅 예산 믹스를 주기적으로 작성하고 있을 것입니다. ‘미디어 플래닝(Media planning)’, ‘마케팅 믹스(Marketing Mix)’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이 글에선 알아보기 쉽게 ‘마케팅 믹스’로 통일하겠습니다. 마케팅 믹스는 운영전략에 따라서 정해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채널별 비용 대비 성과를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과거”의 광고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의 방향성을 정의하는 것은 언뜻 보기에 납득할 만한 방식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곤 하니까요. 우리는 이를 “연역적 추론”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방법을 무턱대고 믿기에는 께름칙한 구석이 있습니다.

사과를 먹어 본 사람이라면, 사과를 보고 상큼하고 맛있다고(주관적이지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 애플의 주식이 올랐다고 해서 내일도 오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는 연역적 추론의 바탕이 “사실에 가까운가, 혹은 수많은 변수로 구성된 “카오스”에 가까운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광고도 사실보다는 카오스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과거의 데이터가 마케팅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충분히 믿을만한 근거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과거의 데이터는 필요 없으니 휴지통에 넣어버리고, 오직 “기도”나 초인적인 감각으로 마케팅 믹스를 해야 할까요? 그럴 바에는 귀여운 강아지에게 미래를 맡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데이터는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가능성입니다. 기존의 연역적 추론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작동하기에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이 방법으로 마케팅 믹스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시리즈는 광고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견고한 마케팅 믹스의 근거를 확보하고자 작성되었고, 이번 글은 “광고 데이터 측정 방식의 신뢰도”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데이터 제대로 바라보기

광고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만, 뿌연 유리창에 가려져있습니다. 그래서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됩니다. 마케팅 믹스에 사용할 광고 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없는 대표적인 이유는 각 채널의 “측정 방식의 차이”으로부터 기인하는 신뢰도 문제 때문입니다. “성과에 대해 측정된 이 채널의 기여도(영향력)가 충분히 믿을 수 있는 값인가?” 여기에 “네”라고 대답할 수 없다면, 이에 기반한 의사결정 또한 믿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 (ex. TV, 라디오, 옥외광고 등)의 광고들은 애초에 기여도 측정이 어렵습니다. 광고를 본 사람들의 이후 행동(성과에 영향을 주는)을 효과적으로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이겠지요. 성과를 측정하기 어렵기에 광고비 증액/감액, On/Off 여부 등의 의사결정 또한 어렵습니다.

 고객 정보 추적 및 성과 측정이 가능한 온라인 채널이라고 해도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온라인 광고의 경우, 대개 예산이 커지면 운영 매체 수 또한 함께 증가합니다. 매체가 많아지더라도, 우리는 매체별 정확한 광고 성과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야 마케팅 믹스를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운영 중인 매체가 많아질수록 어떤 매체의 기여도가 높은지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우리의 고객이 여러 매체에서 송출되는 광고를 모두 본 뒤 마침내 “구매”를 클릭했다면 어떤 매체가 전환에 기여한 것일까요?

예를 들면 이런 경우입니다. 우리의 고객 ‘파랭이’는 ‘N사’의 코카콜라 광고를 보고 코카콜라가 먹고 싶어집니다. 한 번 코카콜라를 검색한 파랭이에게는 여러 코카콜라 광고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K사’의 광고를 보고 마침내 침이 꼴깍 넘어간 파랭이! 콜라를 구매하려던 찰나 파랭이는 식사를 하라는 어머니의 부름을 받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온 배부른 파랭이는 마침내 ‘G사’의 광고를 클릭해서 코카콜라를 구매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 하나의 매체에만 기여도를 부여해야 한다면, 어느 매체에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까요? 난제입니다. 그래서 이 기여도 측정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들이 존재합니다.

  • First-touch attribution: 가장 먼저 노출된 광고의 기여도가 높다고 판단
  • Last-touch attribution : 가장 나중에 클릭한 광고의 기여도가 높다고 판단
  • Multi-touch attribution : 각각의 광고에 기여도가 있다고 판단

대표적으로 위와 같은 방법들이 있고, 기여시점에 대한 더 자세한 자료는 이 링크에 잘 설명되어있으니 참고해주세요.

그러나 이것들도 결국 하나의 방법론일 뿐 각각의 한계점은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추적도구(Tracking Tool)’은 별도의 설정을 하지 않으면 ‘Last-touch attribution’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그래서 위 예시와 같은 경우라면, ‘G사’의 광고가 전환에 기여했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그러면 ‘G사’는 고효율 매체일까요?

성과 데이터는 ‘G사’를 가장 효율 높은 매체라고 말할 것입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N사’와 ‘K사’의 광고를 꺼버린다면 그건 성공적인 마케팅 믹스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성과 데이터의 일부분을 보는 것만으로 이를 증명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엔 파랭이에게 코카콜라를 인지시킨 N사의 광고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드러나지 않았으니까요. 커다란 그림을 봐야만 각 광고매체의 상호관계를 알 수 있는데요. 만약 일부 성과 데이터만을 보고 ‘N사’와 ‘K사’의 광고 송출을 중단한다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G사’의 광고 성과도 급격하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실제 ‘On/Off 테스트’, 6개월 이상의 데이터를 포함한 ‘MMM분석’, 노출과 성과만을 고려한 검증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요지는 전체적인 상호작용을 파악해야 마케팅 믹스에 사용할만한 근거있는 성과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 편에는 여기에 좀 더 힘을 보태줄 “외부요소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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