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 바톤터치 인터뷰_모션그래픽 디자이너 정효인]
BAT 크루들의 릴레이 인터뷰 ‘바톤터치(BATon touch)’
BAT는 브랜드의 런칭부터 빠른 성장까지 브랜드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기획, 실행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 브랜딩 에이전시’입니다. BAT는 에이전시로서의 정체성 이전에 ‘탁월한 프로페셔널들의 커뮤니티’를 지향하며, 존경할 만한 동료들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끊임없이 성장하는 ‘프로페셔널리즘’과 개인보다 뛰어난 팀을 추구하는 ‘펠로우십’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며, 더 나아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BAT 크루들.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과 자극이 되는 BAT 사람들의 릴레이 인터뷰 ‘바톤터치(BATon touch)’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모션그래픽 디자이너 효인님을 만나다
여덟 번째로 만나볼 ‘바톤터치’ 주인공은 브랜드 마케팅 그룹의 모션그래픽 디자이너인 정효인 님입니다. 효인님은 디자인을 전공하고 영상 분야에서 촬영, 편집, 프로듀싱 등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후 자신이 가장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포지션을 찾아 모션그래픽 디자이너의 길을 선택했는데요. 현재 BAT의 브랜딩, 마케팅 프로젝트에 필요한 모션그래픽 작업을 수행하며 기획부터 제작까지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는 효인님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Editor 정성희
Photographer 이인애
안녕하세요 효인님. 수민님의 추천으로 바톤터치 인터뷰이가 되셨네요. 우선 요즘 근황부터 여쭤볼게요.
최근 새로운 앱서비스의 브랜드 필름 제작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동안 BAT에서 다양한 모션그래픽 콘텐츠를 제작했지만, 모션그래픽만으로 브랜드 필름을 의뢰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데다 모든 과정이 100% BAT 자체 인력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여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BAT가 영상 제작에도 두각을 드러내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길 바라며 긴 시간 동안 최대한 작업에 집중했는데,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만족합니다.
효인님은 원래 디자인을 전공했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모션그래픽 디자이너가 됐나요?
제가 미대에 가야겠다고 결심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당시 <토이스토리>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막연히 ‘나도 이런 걸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면서 미대 진학을 하게 되었는데요. 예상과 달리 졸업 후 커리어를 정하는 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디자인보다 영상에 더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실제로 조감독, 미술팀, 촬영팀, 편집팀 등 영상 제작 분야의 여러 프로세스를 경험하면서 제가 어떤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즐겁게 일할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그래픽을 기반으로 영상을 만드는 모션그래픽 디자인이 어릴 적 꿈과 가장 맞닿아 있다는 걸 깨닫고 지금도 꾸준히 공부하며 열심히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BAT에 들어오고 나서 달라진 변화가 있다면요?
아무래도 예전에는 영상 프로덕션 소속으로 구조상 에이전시의 의뢰를 받아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에이전시 소속으로 기획 파트에 참여하면서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고, 동시에 세분화된 시스템 안에서 제가 맡은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특히 제가 속한 크리에이티브 팀은 CD님을 주축으로 아트디렉터, 카피라이터, 영상PD 등 다양한 직무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어 높은 퀄리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개인적인 성장과 결과물의 완성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제 경우 작업자의 입장에서 그래픽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이미지와 텍스트가 어떤 식으로 표현되는 게 더 효과적인지 아트디렉터나 카피라이터분들과 상의하며 크리에이티브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는데요. 서로 다른 관점에서 스스럼없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BAT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도 최종적인 그림이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모션그래픽 디자이너에게도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꼭 필요해 보이네요.
네, 그럼요. 모션그래픽 작업도 기획 단계에서 작업자와 긴밀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해요. 텍스트만 해도 줄글에 담긴 것과 영상에 담긴 것은 엄연히 다르거든요. 움직임 속에서 더 강조되고 부각될 만한 문장의 길이, 단어의 조합 등을 카피라이터와 계속 논의해야 합니다.
디자인 역량도 중요한 것 같아요. 많은 디자이너분들이 모션그래픽을 어렵게 생각하지만, 사실 영상을 만드는 기술 자체는 크게 어려울 게 없습니다. 각자가 사용하는 툴이 있을 뿐, 차별화의 핵심은 한 장 한 장 어떤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 점에서 기본적인 디자이너로서의 소양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작업자의 관점에서 더 좋은 그림을 위해 아트, 디자인, 카피, 영상 등 각 파트에 의미 있는 제안을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전문적인 정보와 지식, 인사이트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도 놓쳐선 안 되겠죠.
보통 업무의 어떤 부분에서 즐거움을 찾나요?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요?
모든 영상 작업자가 비슷하겠지만 기나긴 렌더링 끝에 최종본을 마주하는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에펙(After Effects)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렌더링이 끝나면 ‘띠리링’ 하는 청량한 알람 소리가 났는데요. 종종 그 소리를 들으면 작업하면서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곤 했는데, 요즘은 시스템이 바뀌어서 그 소리를 자주 들을 수 없게 된 게 내심 아쉽기도 합니다.
사실 최종본을 마주하는 순간이 가끔 두려울 때도 있습니다. 렌더링을 기다리는 동안 ‘모두가 원하는 그림을 내가 잘 표현했을까?’, ‘내가 사용한 이펙트가 적절했을까?’ 등 수많은 고민이 머릿속을 맴돌곤 합니다. 그래도 BAT에 합류하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앞서 말한 고민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그만큼 제가 성장하고 있는 거겠죠?
효인님은 평소 어떤 방법으로 작업의 영감을 얻나요?
예전에 배운 내용 중에 떠오르는 말이 하나 있는데요. ‘전혀 상관없는 둘이 만났을 때 최상의 효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이전 직장에서 제가 종종 사용했던 방법인데요. 좋은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수 십 개의 단어를 종이에 적은 후 무작위로 연결시켜보곤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현재 저의 작업 과정에도 잘 녹아 있는데요. 예를 들어 특정 컨셉에 대한 비주얼이 고민될 때 보통은 컨셉에 관한 키워드를 먼저 검색하지만, 저는 말 그대로 아무거나 찾아봅니다. 그러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원하는 그림이 툭 튀어나오곤 하는데요.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하다 보면 기존의 레퍼런스를 따르지 않는 새로운 비주얼이 나오고, 그만큼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수민님의 제보에 따르면 취미로 사진을 찍으신다고요?
사진 찍는 건 누구나 좋아하잖아요. 저도 남들처럼 그냥 소소하게 찍고 모으는 정도입니다. 다만 올해는 좀 남다른 게 있긴 한데요. 개인적인 목표 중 하나였던 ‘엽서북’을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만들게 되었습니다. 하하.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 순간 디지털에만 갇혀 있는 게 너무 아깝게 느껴지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기회가 되면 꾸준히 엽서북을 만들어 보려 합니다.
올해도 벌써 마지막 달이네요. 2021년을 보내는 소감과 2022년에 바라는 소망이나 새로운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2021년은 저에게 뜻깊은 한 해입니다. 제가 BAT에 입사한 해이기 때문이죠. (웃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된 것에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BAT가 저에게 도움을 줬다면 다가오는 2022년에는 제가 BAT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더 배우고 노력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모션그래픽 외에 일반 커머셜 영상의 후반 작업도 직접 진행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걸 깜빡했네요. 내년에는 코로나19가 꼭 사라져서 BAT 멤버분들과 서로 얼굴 보며 인사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인터뷰이로 소개하고 싶은 동료는 누구이며, 어떤 질문을 건네고 싶나요?
브랜드 디자인 그룹의 조성제 디자이너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종종 디자이너분들과 협업해 보면 화려하고 강렬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디자이너도 있는가 하면 차분하고 베이직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디자이너도 있는데요. 성제님은 원래 폰트 회사에 다녔던 분이라 그런지 모션그래픽 작업을 할 때도 최대한 단순하고 담백한 디자인을 원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이전에는 영상 작업도 직접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지금의 성제님이 있기까지 어떤 커리어를 이어왔고, 그 경험이 현재 성제님의 디자인에 어떻게 녹아 들었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