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사례로 보는 브랜드 아이텐티티를 간직한 브랜드 디자인 구축
재미의 파도를 타다!
프리미엄 콘텐츠 포털, wavve
‘콘텐츠 웨이브’(이하 웨이브)는 실시간 방송부터 국내외 다양한 VOD와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무제한 즐길 수 있는 OTT 서비스 플랫폼이다. 2019년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국 3사가 합작해 출시했고, 최근 미국 HBO 드라마 시리즈를 독점 계약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OTT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BAT는 웨이브의 향후 광고 캠페인과 다채로운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그래픽 모티프 개발과 브랜드 디자인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웨이브의 디자인 정체성을 간직하면서도, 수많은 파트너사와의 협력까지 고려해 활용성 높은 그래픽 모티프를 개발한 웨이브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Editor 서용원
Mission.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새로운 디자인 모티프 개발
웨이브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각적으로 더욱 돋보일 수 있는 디자인 모티프 개발을 의뢰했다.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준비하며 다양한 채널에 활용할 수 있는 통일된 디자인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Strategy 1. 브랜드가 쌓아 온 자산에 BAT만의 디자인을 더하다
기존 웨이브의 채널별 콘텐츠는 시즌 테마에 맞춘 그래픽이 적용돼, 전체를 아우르는 디자인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BAT는 브랜드가 쌓아 온 자산인, 로고를 중심으로 디자인을 강화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웨이브에 담긴 ‘재미의 파도’라는 의미에 착안해 파도를 모티프로 설정한 것이다. ‘파도’하면 자연스럽게 웨이브(wave)가 떠오르는 1차원적이고, 직관적인 연상을 브랜드가 가진 하나의 자산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티프가 단순할수록 자칫 가벼운 느낌을 줄 수 있지만, BAT는 이를 역동적인 시각 디자인으로 해결했다. N-스크린을 기반으로 하는 웨이브에 최적화된 전략이었다. 광고 캠페인 역시 SNS 채널을 비롯한 디지털 중심이었기에 움직임을 표현하는 방법에서 다양한 시도가 가능했다. 이러한 점을 이용해 파도의 모양보다는 움직이는 성질을 표현하고자 했고, 세 종류의 파도를 형상화한 그래픽 모티프를 개발할 수 있었다.
– 강하게 부딪히는 파도(Smashing)
– 넘실거리는 파도(Swelling)
– 천천히 스며드는 파도(Seeping)
Strategy 2. 범용적인 디자인으로 실무진의 효율을 높이다
모티프 개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BAT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저작권이었다. 웨이브는 수많은 제작사의 콘텐츠를 모아 제공하는 플랫폼인 만큼 각 콘텐츠의 이미지를 가공(등장인물 오려내기 등)할 때마다 제작사의 확인이 필요했다. 이러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 바로 3단 프레임이다.
위와 같은 3단 프레임 안에 가공되지 않은 콘텐츠 이미지를 넣어 전체적인 디자인에 통일감을 부여하고, 저작권 문제도 피해갈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제작사에 확인을 요청하는 과정이 사라져 웨이브 실무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거두었다. 더욱이 이미지 위에 웨이브만의 광고 문구가 더해짐으로써 일관된 디자인과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브랜드의 키 컬러(Key Color) 역시 다양한 콘텐츠의 분위기에 모두 어울리도록 스펙트럼을 크게 넓혔으며, 각 콘텐츠에 알맞도록 컬러 시스템을 개발해 제공했다.
Result.
로고를 기반으로 한 그래픽 모티프와 통일된 콘텐츠 디자인 프레임, 색상 가이드를 포함한 통합 디자인 가이드를 제작했다. 현재 BAT가 만든 디자인 가이드에 따라 웨이브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을 운영 중이며, 웨이브의 파트너사 역시 동일한 디자인을 활용하고 있어 웨이브의 디자인 정체성과 통일감이 한층 강화되었다.
웨이브의 그래픽 모티프 디자인 제작 이야기를 TF 멤버들의 목소리로 들어본다.
Interview – BAT 디자인 그룹 웨이브 프로젝트 TF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포지션별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김태경 PM
웨이브 프로젝트는 일반적인 리브랜딩 프로젝트와 확연히 달랐습니다. 리브랜딩은 브랜드와 해당 업계에 관해 파악한 뒤 고객사만의 특징을 도출해 로고를 비롯한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과업인데요. 이번에는 광고 캠페인에 활용할 모티프를 먼저 제작하고, 이후 필요한 소스들을 웨이브의 파트너사인 SM C&C와 함께 디자인하며 진행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웨이브의 광고 캠페인에 필요한 모티프 가이드와 컬러 가이드를 제공한 셈이죠. 물론 현재 로고에서 사용하기 불편한 점을 개선해 제안했고, 고객사 담당자분들께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셨는데요. 웨이브가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브랜드인 만큼, 로고를 변경하기는 어려워 채택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주영진 디자이너
고객사에서 준비 중인 새로운 캠페인에 맞춰 인상 깊은 그래픽 모티프를 제작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일정에 맞추느라 작업 기간도 넉넉하지 못했고, SM C&C 측의 활용성까지 고려해야 해서 쉽지 않았는데요. TF팀원분들의 빠른 대응과 적절한 분업 덕분에 OTT 시장의 공통적인 맥락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과 기존 웨이브의 브랜드 자산을 강화하는 방향, 두 가지로 제안할 수 있었습니다.
조성제 디자이너
이번 프로젝트는 브랜드의 전반적인 리뉴얼이라기보다, 기존 자산을 토대로 새로운 그래픽 모티프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저는 웨이브의 새로운 그래픽 모티프를 개발하고, 다양한 채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가이드를 설계했는데요. 웨이브 내부 디자이너분들뿐만 아니라 마케팅 캠페인을 담당하는 마케터분들도 참고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디자인 가이드를 제작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과 이를 통해 얻게 된 인사이트가 있다면?
김태경 PM
브랜딩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디자인 가이드를 제작해 고객사에 전달하는데요. 저희가 제작한 가이드가 고객사 실무진이 사용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고객사분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 가이드를 만들지 고민한 끝에, 웨이브와 파트너사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가이드를 만들게 된 경험을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싶습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총평을 전한다면?
김태경 PM
고객사의 이미지를 통일해 BAT만의 디자인으로 재해석할 수 있었던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후 웨이브가 발행하는 콘텐츠 디자인이 통일감을 갖게 되어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사분들도 결과물에 굉장히 만족하셨고, 추후 작업도 BAT를 우선 파트너사로 고려한다고 말씀해주셔서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프로젝트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상반기 캠페인이 끝나면 저희가 제작한 모티프가 더욱 잘 드러나는 제작물이 공개될 예정인데, 그때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BAT에 와서 처음으로 PM을 맡은 맡은 프로젝트인 만큼 고난의 연속이었는데요. 좋은 디자이너분들과 함께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낼 수 있어서 더욱 뜻깊고 재미있었습니다.
주영진 디자이너
기존에 비해 큰 변화는 지양하면서 새로워야 하고, 활용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프로젝트였는데요. 각 조건의 균형을 조화롭게 맞춘 결과물을 만든 것 같아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로고의 디테일 수정 제안까지 통과됐다면 더욱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남네요.
저도 프로젝트를 리딩하는 방법에 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는데요. 단순히 실무를 많이 하는 것보다 프로젝트 전체를 보고, 한 발 앞서 움직이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집중력이 떨어지기 쉬운 작업이었는데도 끝까지 잘 대응해준 모든 팀원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조성제 디자이너
처음 그래픽 모티프를 잡을 땐 1차원적인 발상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예를 들면 wave가 파도를 의미하니까 파도 디자인을 이용하는 것 같은 방식들이요. 하지만 고민을 거듭하면서 단순할수록 빠르고 강하게 각인하는 힘이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를 브랜딩에 활용해 고객사가 쌓아 온 자산과 결합시켜 디자인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디자인 가이드를 만들 때 다양한 채널과 매체를 고려한 그래픽 모듈이나 꼼꼼한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함께해주신 TF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CREDITS
Client: Contents Wavve
Agency: BAT
Project Director: Dasom Lee
Project Manager: Taekyung Kim
Designer: Youngjin Joo, Yeongjun Baek, Seongje Jo
Motion Graphic Designer (help): Hyoin Jeong
Project Period : 2021